박원순 시장, ‘알바정상회담’에서 고충 듣고 정책적 보완 밝혀

 

‘서울일자리대장정’이 출발한 7, 길을 묻는 첫 대상은 ‘취업절벽’을 호소하는 청년들이었다. 7일 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 체험을 마친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스름이 내려앉은 오후 6시경 성동구 한양대 인근 카페에서 ‘알바의 달인’들과 마주 앉았다. 이 자리는 아르바이트 전문포털 알바천국(대표 최인녕)이 서울시와 아르바이트 현장의 고충을 나누고 보완책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알바정상회담’.

행사에는 특히 조선소, 고층빌딩 창문닦기 등 극한 알바 전문 여한솔(건국대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 2) 씨를 비롯해 김유경(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2) , 이재준(경희대 간호학과 2) 씨 등 제조업부터 외식업까지 다양한 직종에서 5년 안팎의 알바 경력을 가진 청년들이 패널로 함께해 변화된 아르바이트 환경과 어려움을 전했다.

안건은 근로계약서.최저임금.주휴수당 등 ‘알바권리 3종세트’

주요 안건은 ‘알바권리 3종세트’라 불리는 근로계약서와 최저임금, 주휴수당. 회담이 시작되자 곧바로 알바 청년들의 하소연이 터져 나왔다.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근로계약서를 써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사장님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이상 아르바이트 자리를 얻지 못할까봐 당당히 주장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이라 높은 등록금 외에도 생활비, 교재비 등이 벅차다. 방학 때는 서너 시간 자면서 알바를 3개씩 뛰기도 했다. 중간에 쓰러져 링거를 맞고 다시 일한 적도 있고. 최저시급 5580원은 턱없이 비현실인 임금이다. 더 절망스러운 것은 대학 4년 동안 이런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는 거다.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편의점 알바를 하고 있는데, 15시간 이상 일하면 주휴수당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또 운이 좋아 아들처럼 대해주는 사장님을 만났는데, 요구하기도 애매한 상황이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 최저임금과 주휴수당을 부담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의 ‘꼼수’도 고발됐다. 이재준 씨는 “일부 업체는 시급을 최저임금보다 높게 잡아 알바생을 모집한 뒤 나중에 주휴수당을 요구하면 시급에 포함돼 있다고 말한다”면서 “주휴수당은 계산법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이를 무시할 뿐 아니라 알바생들이 적절한 임금을 받고 있는 파악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은 대안도 제시했다. 한 남학생은 “노동절 휴가까지 챙겨 줄 정도로 좋은 사장님인데, 근로계약서나 주휴수당에 대해 말씀을 드렸더니 모르고 계셨다”면서 “특히 업체를 운영한지 얼마  되지 않는 분들은 모르는 경우가 많아 이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역사 100, 전환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청년들의 의견과 제안에 대해 “전부 전문가 못지않은 이야기들”이라 운을 뗀 박 시장은 교육의 필요성에 적극 공감했다.

“서울시가 2013년 아르바이트 청소년과 청년 보호를 위해 ‘인권권리장전’을 만들었는데 여기 청년들도 잘 모르는 것 같다. 모르면 권리는 잠잔다. 업주들 중에서도 몰라서 챙기지 못하는 경우도 상당한 것 같다. 서울시립대에 아르바이트를 비롯해 노동 현장의 권리를 교육하는 과정을 개설하는 것을 검토해 보겠다. 또 요식업협회 등 고용주들은 연 1회 교육을 받는데, 이때 관련 법규나 조항을 교육해 실천하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회담에 전문가로 참여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최저임금에 대한 우리 사회의 논의가 좀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보다 국내 영세 치킨업체가 더 많다.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가맹점인데, 이들의 가맹 수수료를 3%에서 1.5%만 줄여도 아르바이트 청년들의 시급을 올릴 수 있다. 근로기준을 잘 지키는 사업장에는 세제 혜택을 주는 것도 방법이다. 빈곤층으로 추락을 막기 위해 도입된 최저임금의 역사가 100년이다. 이제 시급을 높이느냐 마느냐에서 최저임금이 왜 현실화되어야 하는지, 또 최저임금을 주지 못하는 곳에 국가나 지방정부가 어떤 지원을 할지 등으로 사회적 논의가 발전되어야 할 시점이다.

변화된 아르바이트 환경에 맞는 정책 뒤따라야

급속히 바뀌고 있는 아르바이트 환경에 맞춰 제도적, 정책적 보완책이 절실하다는 깨달음도 이날의 성과로 꼽힌다. 박 시장은 “청년들에게 아르바이트는 이제 일상이고, 삶의 일부분임을 확인했다”면서 “환경이 달라졌으면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고, 피해를 줄이기 위해 관련 정책과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돌아가서 어떤 부분에 손질이 필요한지 챙기겠다. 서울시내에 4개 노동권익센터가 있는데, 청년 여러분도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는 근로감독관을 찾아가 자기 권리를 적극 주장하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 시장은 7일 오전 ‘일자리대장정 출정사’를 발표한 직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을 비롯해 기업계와 노동계, 금융계, 대학 등 17개 기관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동협력하기로 MOU를 체결했다. 기업계 참여 기관은 대한상공회의소,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중견기업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 등 9곳이고, 금융계에서는 우리은행과 KEB 하나은행이 동행했다. 노동계에서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대학에서는 경희대, 상명대, 숙명여대, 한국외대가 함께 했다.

업무 협약을 마친 박 시장은 이어 대형마트인 이마트 성수점에서 상품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일일 알바 체험’에 나섰다. 박 시장은 시급 5960원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뒤 청바지와 운동화 차림에 ‘파트너 박원순’이 새겨진 명찰을 붙이고 3시간여 동안 아르바이트를 했다. ‘초보 알바, 잘 부탁드린다’는 말로 업무를 시작한 박 시장은 “힘들어도 일하는 즐거움이 정말 중요한데, 좋은 알바조차 부족한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알바 청년들이 느끼는 문제가 어떤 것들인지, 어떤 방법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지 고민하기 위한 체험”이라 전했다. 

 

서울일자리대장정 출정사를 링크

http://blog.naver.com/seoulwonsoon/220502296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