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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걸음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천 명의 기적이 만들어 낸 마을치과'

함께걸음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천 명의 기적이 만들어 낸 마을치과'

 

 

‘함께걸음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1993년부터 노원구에서 장애인 봉사를 펼쳤던 의료인 10여 명으로 시작되었다.

 

그들은 ‘뜻있는 소수의 활동만으로는 비싼 의료비, 과잉 진료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해 “장애인과 지역 주민, 의료인이 함께 병원을 만들자”며 2005년 초대 조합원 300명으로 함께걸음을 만들었다. 조합이 출범하면서 그들은 3년마다 새로운 사업소를 열겠다는 비전을 스스로 세웠고, 2012년 새로운 사업소를 구상하면서 “치과를 만들자”는 조합원들의 뜻에 따라 치과를 개원하기로 했다.

 

치과를 개원하려면 5억 원이 필요했다. 그사이 조합원이 700~800명으로 늘었지만 여전히 벅찬 돈이었다. 조합원들은 거리로 나섰다. 사계절 내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마을치과에 대해 홍보했다. 이윽고 조합원은 목표했던 1,000명을 훌쩍 넘어 1,200명이 됐고, 마을치과는 현실이 됐다. 지역 사회의 주민들이 스스로 건강, 의료와 관련된 생활상의 문제를 다루고자 조직된 자발적인 함께걸음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장애인주간보호시설, 한의원, 치과 등 사업소를 세우며 조합원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마을치과 우리 힘으로

만들자!

 

 

지난 2014년 9월 1일, 노원역 9번 출구 주공아파트 702동 앞 하이웰빙상가에서 마침내 마을치과가 문을 열었다. 장애인 봉사를 하던 의료인들이 뜻을 세운 지 21년 만이었다. 함께걸음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강봉심 상임이사는 “병원 벽지 한 장, 대기실 의자 하나에도 환자를 위한 병원을 만들어달라는 주민들의 소망이 깃들어 있다”고 했다.

 

마을치과는 2012년부터 이야기되기 시작했다. 함께걸음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고재환)이 2005년 창립총회를 열고 노원에서 활동을 시작하고, 3년만에 한의원을 개원하여 안정되면서부터 새로운 사업소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었다.

 

이의 구체적 실현을 위해 2012년 총회에서 장기발전위원회를 구성, 7월 첫 모임을 진행했다. 당초 세운 계획은 양방이었으나 장기발전위원회에서는 조합원들이 신규 사업소로 어떤 과목을 원하는지 총 198명에게 설문을 진행했다. 그때 96명이 선택한 치과가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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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가정의학과, 여성병원, 재활의학과 순이었다. 조합원들은 신규 사업소로 압도적으로 치과를 원하고 있었다. 조합원 치과의 사는 ‘이렇게 치과가 많은데 왜 사람들은 치과를 또 만들려고 하는가? 믿을 수 있는 치과를 만들자는 조합원들의 욕구를 보면서 기존 치과의사들이 주민들에게 신뢰를 줄 수 없었다는 사실에 자괴감이 인다’고 말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치과를 믿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병원마다 부르는 치료비가 다를뿐더러 금액 차이도 엄청나다. 혹시 과잉 진료를 받고 있지 않나하는 의심이 들 때도 많다. 투명하게 치료비를 공개해주면 좋으련만 그런 치과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 현실이 어떠하든 함께걸음의료사협은 치과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없었다. 우선 함께 모여 공부하기로 하고 첫 순서로 마포의 이웃린치과 홍수연 원장을 초빙해 운영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5억 원 정도가 있어야 치과를 개원할 수 있었다.

 

치과 개원에 대해 조합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우리손으로 치과를 만들자”라는 슬로건으로 조합원 워크숍을 진행했다. 정직한 치과, 과잉 진료 없는 치과, 장애인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치과, 맘 편히 갈 수 있는 치과에 대한 기대가 가장 컸다. 조합원들의 이 열망들을 다 담아낼 수 있는 마을치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주어졌다.

 

2014년 10월 11일, 드디어 모금 선포식이 열렸다. 선포식에 앞서 열린 임시 이 사회에서 5억 원 예산 중 1억 원을 만들고 이사 1인당 500만 원을 조직하자는 결의가 있었다. 또 6개 위원회 모두가 모금 운동에 조직적으로 동참했다. 10월 선포식 이후, 개원 증자 약정은 1억, 2억을 숨 가쁘게 넘어가고 있었다.

 

 

전 조합원이 한마음 한뜻으로

거리에서 만든 5억 원

 

 

마을치과 개원을 위한 5억 원 증자 운동은 두 가지 방법으로 시행됐다. 조합원 증자와 현장 증자. 현장 증자는 마을 치과를 최대한 홍보하고 현장에서 조합원으로 가입시키거나 권유하는 방법이다.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증자를 위해 애쓰고 힘을 모았다. ‘주민 1천 명이 직접 만드는 마을치과, 함께해요’, ‘주민 1천 명이 직접 만드는 마을치과, 조합원으로 가입하세요’라는 홍보 현수막이 노원구 전역에 개시되었다. 또 전철역, 바자회 등 노원구 곳곳에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라면 어디든 마을치과 전단지가 펄럭였다. 대의원들은 아침 7시에 모여 전단지를 돌리고 8시 출근 전철을 탔다. 전단지 홍보 시간을 홈페이지와 밴드에 공지하고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홍보하는 날은 다른 조합원들도 함께 나가 이른 아침 전단지를 나눠 주고, 출근하는 일이 흔한 일이 되었다.

 

조합 이사장은 하루가 멀다 하고 동네 생협과 시민사회단체를 방문해 마을 치과를 만드는 일에 협조를 구했다. 이사들 역시 짝을 이뤄 밤이건 낮이건 가리지 않고 관심을 보이는 단체를 찾아갔다. 그렇게 만난 단체와 생협이 30여 개가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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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명 한 명 조합원을 만나 증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이렇게 여러 명이 만나러 왔는데 어떻게 돈을 안 내겠냐’며 흔쾌히 증자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 과정은 힘들었지만 조합원들이 조합에 대한 사랑과 애정을 확인하는 뜻깊은 경험이 되기도 했다고 전하면서 강봉심 상임이사는 당시의 소감을 밝혔다.

 

“조합원 중 김OO 대의원은 1급 장애가 있어 스쿠터를 타고 다닙니다. 언어 장애도 있어서 활동보조인 없이는 외출도 힘들고 의사전달도 힘들어요. 그러나 치과개원준비위원회 활동에 매우 열심히 참여했고 스쿠터 앞에 마을치과 전단지를 붙이고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알렸어요. 또 치과병원, 푸르메재단이 운영하는 치과병원도 치과준비위원회를 조직해서 장애인건강위원회와 함께 견학을 다녀오고 나서 약정을 두 번이나 더하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강봉심 상임이사의 눈시울을 뜨겁게 적신 또 하나의 사연도 있다.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고는 외출도 힘들고, 최근에는 몸이 더 안 좋아져서 얼굴 보기가 힘들었던 홍OO 조합원이 보내온 문자였다.

 

“그동안 잘 지냈어? 치과 때문에 고생 많지? 특별히 도움을 줄 수가 없어서 그저 지켜보기만 했네. 미안~~ 내가 있지… 어떡하든 50만 원을 맞춰보려고 차일피일 미뤘는데, 내가 친정도 좀 살펴야 하는 사정이 있고, 또 이번에 엄마 팔순이기도 하고 해서 참 여유롭지가 못하네. 그래서 겨우 30만 원을 맞췄어. 이거라도 보태도 될는지? 계좌 찍어주면 내일 보내줄게. 큰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하이! 맘 고생할텐데 몸 조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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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있고, 실력 있고, 소신 있는

치과 원장님 어디 계세요?

 

 

순조롭게 진행되던 치과 개원이 예상치 않은 난관을 맞았다. 치과 원장을 찾는일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협동조합을 이해하면서도 실력이 있고 경영적 감각도 있는 치과 원장을 찾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의료사협에 근무하는 치과 원장들에게 소개도 부탁하고, 검증된 사람을 소개도 받았다. 이사들이 나서서 사돈의 팔촌을 다 뒤지고 누가 치과의사를 안다고만 하면 그 사람을 찾아가 사정사정했다. 그러나 적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원장을 찾지 못해 약속했던 개원 일정을 맞추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 속에 결국 치과의사 구인사이트에 구인 공고를 내고서야 의료사협 취지가 마음에 든다는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증자 운동을 벌이면서 내걸었던 마을치과 현수막이 치과의사협회로부터 집중 민원을 받으면서 일을 하겠다고 한 원장은 심리적 위축감에서 사직을 하고 말았다.

 

개원은 미뤄졌다. 약속했던 개원일이 8월 중순에서 8월 말, 9월 초로 연기되면서 사전 예약을 했던 조합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마을치과 개원은 위태위태하면서 불안했지만 지금의 원장을 만나서 2014년 9월 1일 마침내 개원을 하게 되었다. 68평 공간에 40평은 마을치과, 28평은 조합 사무공간과 주방, 조합원 쉼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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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치유센터를 갖춘

재활센터 건립이 최종 목표

 

 

함께걸음은 마을치과 개원 예산 5억 원 중 약 3억 원의 약정과 1억 원의 조합원 예탁을 만들어냈다. 2013년 치과를 준비하기 전 조합이 10년 이상 모은 출자금은 1억 9천여 만 원이었다. 2014년 현재 함께걸음의 출자금은 약 4억 원이다. 1년 만에 딱 두 배로 출자금이 늘었다. 사회적협동조합 준비 당시 740여 명으로 떨어졌던 조합원 숫자가 1,200명으로 늘었다.

 

강봉심 상임이사는 이렇게 말한다.

 

“내부에서 이런 큰 일을 만든 우리는 지금 다들 지치고 힘이 듭니다. 이제 다시 10년을 준비하고 도약할 준비가 필요하지요. 지금 우리는 서로 고생했다고, 애썼다고 얼마나 힘들었냐고 보듬어주고 토닥여줄 시간이 필요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함께하면 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했고, 마을치과의 기적을 눈앞에서 보고 있어요.”

 

그들은 2015년 치과 안정화 후 설문조사를 통해 새로운 사업소 구상에 다시 나서려고 한다. 조합원들이 나이가 들어가고 부모 세대가 이미 노령화되었기 때문에 마을 안에 있는, 신뢰할 수 있는 요양원 등에 대해 욕구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나이가 든다고 해서 지역 사회에서 소외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살던 동네에서 내 이웃과 함께 늙어갈 수 있는 소박한 요양원에 대한 생각은 오래 전부터 했다. 함께걸음은 재활센터를 만드는 것이 최종의 목표이다. 재활센터와 심리치유센터가 함께 세팅되는 구조를 구상하고 있다. 1차 의료기관의 마지막은 재활센터라는 처음의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아마 2020년이나 2022년 정도 되면 그것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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